고용노동부지정 안전관리전문기관, 포유(FOR YOU)안전보건원 최치현 -기술사(화공안전,산업위생,식품), 산업안전 산업보건지도사, 위험물기능장, KOSHA- MS 인증심사원 - 031-858-6075, pmo3379@naver.com
이 책의 원래 제목은 'The Sacred Cow and The Abominable Pig : Riddles of Food and Culture'이다. 굳이 번역하자면, '신성한 암소와 험오스러운 돼지고기 : 음식과 문화의 수수깨끼'이다. 제목을 보고 세계의 다양한 음식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했지만, 인류의 동물성 단백질원인 소, 돼지, 말고기, 우유 등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어이다.
그리고 미국의 대표적인 문화인류학자인 마빈 헤리스의 '문화의 수수께끼', '식인문화의 수수께끼'와 함께 읽으면 더욱 좋고, 저자가 문화인류학자로 '문화유물론'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음식문화의 수수께끼, 마빈 해리스
저자는 민족마다 다른 식생활 방식이 실제적인 비용-편익에 의해 지배되는 것이 아니라 종교, 신념, 사상 혹은 무지 등의 비합리적인 사고방식에 의해 지배된다는 일부 인류학자의 주장에 반기를 든다. 그대신 다양한 음식문화와 식습관에는 정치, 경제적 요소가 작동하고 있음을 서술하고 있다. 즉 아무리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음식문화라고 하더라도, 그 바탕에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이며, 철처히 계산된 비용-편익을 따르는 이성적 판단이 존재한다는 것이 그의 이론의 핵심이다.
그리고 저자는 집필 의도와 음식문화에 대한 지식이 왜 필요한지를 다음과 같이 기술하면서 마무리 하고 있다. '우리는 더 나은 것을 먹기 위해 우리의 식생활이 변화하는 실제적인 원인과 결과를 알아야 한다. 또 우리는 영양분으로서의 음식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하며, 팔기 좋은 음식에 대해서도 더 많이 알아야 한다. 그런 후에 우리는 음식에 대한 사고방식을 이해하여 더 나은 음식을 선택 할 수 있다.'
책은 테마별로 총 11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민족마다 다른 식습관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암소를 신으로 모시는 힌두교도가 쇠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 유대교와 이슬람교도가 돼지고기를 혐오하고, 미국인은 개고기를 먹는 것을 보면 왜 구역질하는지를 설명한다. 또 우유를 즐겨 마시는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식인풍속이 있는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의 차이 등에 숨겨진 수수께끼를 파해친다.
고기를 밝히는 사람들 : 단백질원인 동물성 식품의 유용성
동물성식품 뿐만아니라 많은 식물성식품에도 인간이 필요로 하는 필수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지만, 식물성식품에는 인간에게 가장 많이 필요한 아미노산이 적게 들어 있기 때문에, 동물성식품보다 단백질로 전환되는 비율이 낮다.
그리고 동물성식품에는 인체에 필수적인 단백질과 미네날, 비타민 등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즉 식물성식품은 단지 생명을 유지시켜줄 뿐이지만, 동물성식품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서 건강과 행복을 준다. 그렇지만 농업사회에서 동물성식품은 영양상으로는 아주 좋지만 생산하기에는 특별한 힘이 든다. 따라서 동물성식품은 매우 유용하지만 양이 부족하기 때문에 상징적인 힘을 갖는다고 말한다.
또한 동물성식품을 많이 섭취하면 콜레스테롤과 지방 섭취가 늘어 암과 심장질환에 걸린다는 주장에 대해 저자는 반박하고 있다. 미국에서 암과 심장병이 늘어난 것은 인간수명의 연장, 대기오염, 운동부족 등 음식섭취 이외의 다른 요인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동물성식품을 많이 먹고 곡물을 적게 섭취하여 인간의 수명이 길어졌다고 한다. 게다가 몸에 해롭다고 생각하는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동물성식품에 들어 있긴 하지만, 동물성식품을 많이 먹음으로서 얻을 수 있는 유용한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현대의 육류에는 지방이 30% 이상 들어 있지만, 아프리카 야생의 초식동물의 살코기에는 지방이 3.9% 정도만 포함하고 있으므로, 지방이 적은 육류를 섭취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성한 암소의 수수께끼: 인도 힌두교의 소 숭배사상
인도는 세계에서 소가 가장 많은 나라(약 1억 8천만 마리)이며, 또한 병들고 마르며 늙은 소가 가장 많은 나라다. 일부 조사에 의하면 전체 소의 4분의 1 또는 절반 정도가 시골 들판이나 고속도로, 도시의 길거리를 방황하는 '쓸모 없는 존재'이며 그들 주인은 대부분 가난한 농민이다.
그리고 인도의 지배적인 종교인 힌두교는 암소(수소)를 신으로 모신다. 모든 '시바' 신전의 입구에는 수소 '난디'를 타고 하늘을 나는 시바의 초상이 걸려있으며, '크리슈나'는 암소를 치는 자비의 신이다. 그리고 인도인의 암소보호와 숭배는 인간의 모성에 대한 보호와 숭배를 상징하기도 하며, 윤회설과도 관련이 있다.
그렇다면 왜 다른 동물이 아니라 소가 힌두교의 전형적인 상징이 되었는가? 그 답은 다른 어떤 동물도 인간을 위해 그렇게 많은 결정적인 헌신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어떤 존재도 인도의 소처럼 쓸모가 많고 힘이 세며 효율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힌두교에서 소 도살과 쇠고기 식용 금지가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쇠고기나 우유를 얻기 위해 소를 기르는데 익숙하고, 경작을 위해 트랙터를 사용하는 서양인의 상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유목민이었던 인도의 인구가 증가하여 숲이 줄어듬에 따라 목초지를 경작하면서부터 종전의 반 목축적 생활방식이 집약적인 농업과 낙농업으로 바뀌게 된다. 이는 가축의 도살에 의한 육류 소비보다는 우유와 버터 등 낙농식품과 밀, 수수, 콩 등의 식물성식품을 섭취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이 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가축의 사육을 위해 곡물을 먹이고 그 가축을 인간이 먹는다면, 에너지 10칼로리 중 9칼로리, 단백질 5g 중 4g을 잃게 된다는 의미다. 그리고 소는 우유를 줄 뿐만 아니라 땅을 갈아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인도에서 쇠고기를 먹는 식생활방식은 에너지 측면에서 비용이 많이 들며 사회적으로 분열을 일으키기도 한다.
우유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
서양사람들은 우유가 장수식품이며, 남자를 성숙시키고 여자를 아름답게 하는 하얀 액체로 된 '만나(manna)'라고 믿으며 자라왔다. 그러나 아프리카, 남미,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의 성인 대다수가 우유를 먹으면 설사를 한다. 우유에 들어있는 '락토오스(유당)'를 분해하는 효소인 '락타아제'가 없거나 적기 때문인데 이를 '유당불내증'이라고도 부른다.
의학연구자들이 성인에게 락타아제 결핍이 '정상적인' 상태이며, 실제로 모든 포유동물이 그러하듯 락타아제가 충분한 것이 오히려 '비정상적'이라고 밝혔냈다. 비정상적으로 락타아제가 풍부한 사람은 유럽과 알프스 산맥 북쪽에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스페인, 이탈리아, 유대인, 아랍인, 인도북부 사람들이다.
포유동물은 유아기에 젖을 먹어야 한다. 그러나 그 아기가 어느정도 자라면 어미의 젖은 그 자식의 영양상 필요를 만족할 수 없게 되고, 자연선택 과정에서 쓸모없는 신체적 특징(락타아제)은 없어지기 때문에 락타아제 결핍이 정상적이다.
하지만 유럽 사람들이 반추동물을 사육하면서부터 그 우유를 훔쳤다. 우유에는 유럽인들에게 꼭 필요한 영양소인 '칼슘'이 많이 들어 있는데, 그것은 인간의 뼈를 만들고 유지하는데 사용되는 미네랄이다. 이외에 우유에는 지방, 단백질, 락토오스, 비타민 및 미네랄이 많이 들어 있어, 성인이 된 후에도 락타아제를 충분히 분비되도록 비정상적으로 자연선택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럽인의 선조들은 왜 우유에서 칼슘을 얻었을까? 그들에게는 칼슘부족으로 생기는 구루병이나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은 높았으나,칼슘이 풍부한 푸른 잎 채소를 기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우유를 마실수 없거나 우유에서 칼슘을 조금밖에 얻을 수 없는 사람들은 더 큰 위험에 처했을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피부색은 대부분 갈색이거나 검은색인데, 유럽사람의 피부색은 유난히 희고, 영국과 스칸디나비아에서 지중해 연안으로 내려오면 점점 어두워진다. 흰 피부와 락타아제 분비기능의 돌연변이가 동시에 일어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흰 피부는 락타아제 처럼 칼슘 흡수를 높이기 때문이다. 즉 특정파장의 빛을 받으면 표피에 있는 콜레스테롤을 비타민 D3로 전환시키고, D3가 피를 통해 장으로 가서 칼슘을 흡수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환경적으로도 유럽인은 푸른잎 채소를 재배하거나 먹는 것보다는 우유를 먹는 편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우유에서 칼슘을 섭취하도록 진화한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우유만 먹으면 설사하는 것이 정상이며, 개고기와 닭백숙을 꺼려하는 이유는 그것이 나의 애완동물이었고, 서양인이 왜 흰피부와 큰 키를 가졌는지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알았다.
'독후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후감]사장학 개론(김승호, 2022) (3) | 2024.02.12 |
---|---|
[독후감]노화의 종말(데이비드 A. 싱클레어, 2020) (1) | 2024.02.12 |